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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필요한 중소벤처기업부

2017.10.17. [디지털산책] 중기부, 강력한 정치인 출신 장관 필요하다. 디지털타임스

국내 사물인터넷 산업 매출액은 2017년 6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4조 7천억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여타 분야의 성장세보다 두드러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행한 「정보통신산업의 진흥에 관한 2017 연차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 국내 사물인터넷 사업체는 1,991개이며, 종사자 수 50인 미만의 중·소형 사업체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 규모별 사업체 수는 10~49인 규모의 사업체가 60% 조금 못 미치는 1,148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1~9인 규모의 사업체가 약 24%인 472개이다. 그리고 기술수준으로 보았을 때, 한국의 사물인터넷 기술수준은 미국과 일본보다 낮고 중국보다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장세가 가장 기대되는 분야이다. 5G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 시대와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정보화 시대에 사물인터넷은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다. 그러나 보고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국내 사물인터넷 산업은 기업 규모가 작고, 기술수준이 높지 않다. 국내 사물인터넷 기업의 85% 정도가 종사자 50인 미만 규모의 중소기업이라는 것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은 매출액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아 상당수 기업이 영세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은 이렇게 많은 관련성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벤처 등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는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일원화하고, 혁신적인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활력 넘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다. 그러나 그 출발이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다. 정부 출범이 5개월이 지났지만 장관 인선부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부건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강력한 정책 수행을 약속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늘 중소기업은 소외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년 만에 ‘부’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서,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창업활성화와 동반성장, 소상공인 혁신성장 지원 등 정책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산, 조직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강력한 정치적 리더쉽을 가진 정치인 출신 장관이 첫 번째 조건이다. 앞서 언급한 예처럼 국내 사물인터넷 기업의 85% 정도가 종사자 50인 미만 규모의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의 ICT 기술은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로 다루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8월 발표한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보면,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괄하는 것으로 정리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또 다른 축으로 창업과 혁신성장은 주도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와 ICT 등 미래형 신산업 육성 등을 책임지는 부처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부처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데 협상력과 정치력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관료나 기업인 출신이어야 한다는 논리는 부처에 대한 이해와 현안 파악 그리고 부처 장악 능력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의 장관 인선에서 부각된 문제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혁신적인 인선을 통해 정국 돌파 카드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성공한 벤처 출신 장관이 갖는 의미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주식백지신탁 제도와 청문회 통과의 불분명함 그리고 복잡한 현안 해결을 기업인 출신에게 맡긴다는 것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크다.

지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강력한 정치력이다.

예를 들어 입법부에서 3선 이상의 시간을 보낸 정치인은 정치적 협상력에 있어서 그야말로 가장 큰 자산이다. 또한 다선의원으로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경험한 활동은 전문성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들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필연적으로 정무 감각과 정치적 무게감에 따라 그 역할과 책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관료에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창의성과 혁신성이 더욱 요구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다.

2018년 예산안을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예산이 올해보다 약 2%가 줄었다. 대선 때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임기 내 두 배 늘리겠다고 공약한지 일 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내린 결정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와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창업과 신산업 창출을 통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책임이 부여된 만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권한과 의무도 막중하다. 의례 반복됐던 것처럼 중소기업이 찬밥신세가 안되려면, 대통령과의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강력한 리더쉽을 가진 장관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강력한 정치인 출신이어야만 한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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